문재인 대통령의 흐릿함, 모호함, 어물쩡함
- 이산가족 상봉문제, 남쪽 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평화경제?
대통령의 말, 발언이라는 것은 그냥 말이나 발언이 아닙니다. 그것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북한 두둔 발언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발언은 도저히 그냥 넘어가기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도대체 이 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분이 우리에게 무엇을 계속해서 감추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숨기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문을 동시에 갖게 됩니다.
문재인식 양비론
문 대통령은 추석날 오후에 KBS1 TV에서 방영한 2019년 '만남의 강은 흐른다'에 출연해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습니다. 대통령 발언은 이렇습니다.
"앞서 북한과 상봉 행사를 상시로 하는 것으로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 않아 아쉽다.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단히 생경한, 이해하기 힘든, 받아들이기 힘든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남쪽 정부라고 부르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을까요? 대한민국이라는 훌륭한 표현을 두고 굳이 남쪽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그런 의도가 어디 있는가? 궁금할 뿐입니다. 그런 표현도 북한을 의식해서 사용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표현을 준비된 인터뷰에서 어김없이 사용하고 있는 대통령의 의식구조, 생각구조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남쪽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나 한국이라고 표현을 하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신이 이끌고 있는 나라를 남쪽 정부라고 표현한 것은 일반인의 눈에는 폄하, 낮추는 것으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북측 정부는 또 무슨 말인가?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를 가진 최고의 자리에 앉은 사람이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는 말이나 발언을 해서는 안됩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천명한 것은 헌법 제3조 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북한 등으로 에둘러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죠. 대한민국과 북한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겁니다.
이미 정부는 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사용할 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빼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죠. 이런 일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다 보면 대통령의 역사관이라든지 남북관이 이 땅의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역사관과 남북관하고 상당히 차이가 있구나 그런 생각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될 것은, 이산가족 상봉의 지연의 모든 원인은 북한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남쪽에 그런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북한의 잘못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입니다. 국민으로서 딱한 것은 대통령의 언행에서 옳은 것과 틀린 것이 모호한 점이 자주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흐릿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과 남북관에는 흐릿함이 항상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 낀 듯한 그런 분위기입니다. 모호함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물쩡함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세 단어 입니다.
흐릿함
모호함
어물쩡함
이런 점을 일반 국민들은 불안하게 지켜보게 되는 것입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자주 트럼프와 각을 세우면서 원칙적인 접근을 주장했던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고 9월 말에 UN총회에 참석차 문 대통령이 또 미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방문하면 한미 정상회담과 UN총회 발언이 있을 예정입니다. UN총회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물적 토대가 될 평화경제 구상도 국제사회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저는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무엇인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평화경제가 무엇인지? 소상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정치적 수사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한반도 평화경제, 이런 이야기는 자주 사용하는데 국민들은 과연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 할 겁니다. 그냥 어물쩡하게 넘어가는 스타일이고, 모호하게 가리는 그런 스타일이기 때문에 시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저 사람들이 앞으로 낮은 연방제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이런 의문과 불안감과 두려움이 함께 하는 겁니다. 한번도 국민들에게 설득하거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자세히 설명한 적이 없습니다.
항상 대통령을 생각할 때면, 흐릿함, 모호함, 어물쩡함이 함께 하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항상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도가 무엇인지, 복선이 무엇인지, 그런 것을 읽으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가 없고, 쉽게 믿음을 주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나라의 방향을 선회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정직하게, 명확하게, 명쾌하게, 그렇게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해야 될 의무가 있는 사람이 바로 대통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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